성북아리

* 성북아리는 성북 + 아리아리를 합친 말입니다.
아리아리는 “길이 없으면 길을 찾자, 그래도 없으면 길을 만들자”라는 우리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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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호 - 성북센터소식] 활동지원팀_숨통을 트이게 하는 "소중한 존재"
작성자 : 관리자(ilcenter50@hanmail.net) 작성일 : 2023-03-16 조회수 : 5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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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통을 트이게 하는 “소중한 존재”

김경희(성북센터 이용자)



안녕하세요~ 성북센터 활동지원서비스를 받고 있는 이용자 김경희 입니다.

저는 희귀병인 근육장애인으로 밤에는 인공호흡기로 숨을 쉬고, 손도 움직이지 못해 화상 키보드로 타자를 치며, 

눈만 깜깍이고 말만 할 수 있어서 활동지원사 선생님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지체장애 1급입니다.


제가 처음부터 이렇게 움직이지 못한 것은 아니였습니다. 

근육병은 진행성이라 유년 시절엔 혼자 힘겹게 걷다가 엄마가 업고 아빠가 안고 다녔고 특수학교에 입학하여 중학생이 되면서 휠체어를 타게 되었습니다. 

그때엔 활동지원 서비스와 장애인 콜택시가 없어서 방통대 졸업하기까지 엄마와 여동생은 저의 손이 되었고 아빠와 남동생은 발이 되어 주었습니다.

그러다가 내가 나이가 먹어 성인이 될수록 엄마 아빠는 그만큼 늙어가시며 편찮으셨고 저를 돌보시기엔 벅차하실 때쯤 성인이 된 동생들도 출가하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 친구로부터 활동지원서비스가 생겼다는 소식은 들었지만, 낯선 사람이 집에 드나든다는 것이 썩 내키지 않아서 가족들이 외출해 홀로 있을 때면 소변을 참기 위해 물도 마시지 않고 버텼습니다.

그 후 컴퓨터 시대가 되면서 예전엔 상상할 수도 없었던 중증장애인인 제가 2003년에 재택근무로 일을 시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자부심도 생기고 예쁜 조카들에게 사주고 싶은 것도 사줄 수 있으며 삶의 목표도 생겼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손에 힘이 점점 약해지더니 숟가락과 칫솔도 놓치게 되었고 열 손가락으로 치던 키보드도 못 치고 

전동휠체어 조이스틱도 잡을 수가 없어 친구를 만나러 외출 또한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제2의 사춘기처럼 우울해지고 좌절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직장 동료의 권유로 2012년부터 활동지원서비스를 받게 되면서 나에게 얽매였던 부모님이 숨통이 트이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활동지원사 선생님과 손발을 맞추느라 서로 힘들기도 했지만, 활동지원사 선생님이 딸처럼 동생처럼 정성껏 돌봐주셨고 저도 차츰 활동지원사 선생님께 마음을 열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활동지원사 선생님의 도움으로 전처럼 친구들과 만날 수 있게 되었고, 지금까지 지각 결근도 없이 18년간 일할 수 있었습니다. 

또 제가 폐렴과 요로결석 수술로 아파할 때도 곁에서 힘이 되어 주셨습니다. 

지금은 활동지원서비스 10년째로 활동지원사 선생님은 제가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눈빛만 보아도 알~아요!’라는 CM송처럼 척척 다 알아서 도와주십니다.


저는 저와 활동지원 선생님과의 매칭부터 불가피한 활동지원 선생님의 부재 시에도 걱정 없이 늘 도와주시는 코디님들과 센터가 고맙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센터에 도움이 되고자, 처음엔 너무나 싫었던 나의 일상도 공개하고 실습생들도 다녀가게 되었으며 부족하나마 이렇게 글도 남기게 되었습니다.

끝으로 희망 사항이 있다면 지금도 매일 함께해주시는 세 분의 활동지원사 선생님들과 건강하게 오래도록 함께하고 싶고

장애인 복지를 위해 애쓰시는 성북센터 코디님을 비롯한 모든 직원분들이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성북장애인자립생활센터 이용자 김경희님이 재택근무를 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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