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아리

* 성북아리는 성북 + 아리아리를 합친 말입니다.
아리아리는 “길이 없으면 길을 찾자, 그래도 없으면 길을 만들자”라는 우리말입니다.

성북아리

[9호 - 무비월드] 파스
작성자 : 관리자(ilcenter50@hanmail.net) 작성일 : 2023-06-07 조회수 : 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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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스> 

각본 / 연출 : 신 재(활동 명)


본 작품 "파스"는 신 재 감독의 개인 작품이며, 2024년 발표될 예정이다.

*해당 줄거리 및 사진은 저작권이 있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를 금지합니다.*



기획의도(배경​)

우리는 서로 보충하고 의존하는 ‘약한 존재들’이다. 

휴대폰 검색 기능을 사용할 수 없으면 길을 찾기 어렵고 버스나 지하철을 이용할 수 없으면 

이동할 수 없고 누군가의 지원과 돌봄이 없이는 성장할 수 없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더 많이 더 다양하게 의존하고 있을수록(할 수 있을 수록), 

의존이 숨 쉬듯 자연스러울수록 자신을 ‘독립’적인 존재라고 착각한다. 

“독립(또는 자립)은 ‘의존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의존할 것을 선택할 수 있는 상태’이다.” 

반면 이 사회에서 의존할 것을 선택할 수 없는 존재들의 의존은 ‘너무한’ 것이 되어버리곤 한다. 

비장애인들이 이용하는 대중교통수단을 장애인도 이용하고 싶다는 목소리가

20년이 넘도록 거리와 지하철에서 울려퍼지는 것을 보면, 누군가에겐 당연한 의존이 

누군가에게는 여전히 너무한 일이다. ‘의존’을 다시(다르게) 생각해볼 수는 없을까. 




캐릭터 설명

성준(뇌병변 장애가 있는 28세 남성) : 어렸을 때부터 글쓰기에 소질이 있어 

온갖 글쓰기 대회 수상 경력이 화려하다. 대학도 글쓰기 수상 경력을 내세워 문예창작학과를 갔다. 

대학에 다닐 때는 소설을 열심히 썼지만, 언제부턴가 자신의 글쓰기 방식에 한계를 느껴 

글 쓰기를 그만하기로 결심한다. 

대학 졸업 후에 대학원을 잠깐 다니다가 지역 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 취직하고 

임대주택에 당첨되어 독립 생활을 시작한다. 

전동휠체어를 이용하고 문자(또는 AAC-대체의사소통보조기구)로 소통한다. 

성준은 한 손가락으로 문자를 하나씩 타이핑 쳐서 말(글)을 한다. 

그가 글을 쓴다는 것(말을 한다는 것)은 곧 어깨 통증이 심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A4 한 장 분량의 글을 쓸 때마다 어깨에 파스를 한장씩 붙인다. 



댄(비장애인 28세 남성) : 성준과 같은 과 동기이다. 대학때부터 소설 쓰기에 진심이었고 졸업 이후에도 소설을 계속 쓰고 있다. 대학 졸업 후에는 생업도 최소한으로 하면서 소설 쓰기에 집중해왔지만, 

아직 별다른 성과는 없다(등단하지 못했다). 

이야기의 소재와 주제는 참신한 데에 반해 끝까지 완성한 소설이 별로 없다. 


 

강아지 : 댄과 성준의 동네를 돌아다니며 사는 강아지, 댄을 따라다니다가 성준의 집까지 오게 된다.





줄거리

성준은 소설(글) 쓰기를 그만두기로 결심한 후 

지역 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 취직하고 임대주택에 입주한다. 

가족으로부터 벗어나 독립된 주거 공간을 갖게 된 성준은 

활동지원사(중증 장애인의 일상생활을 지원하는 사회복지서비스 제도)의 지원을 받으며 

고요한 생활을 이어간다. 새로운 일상이 익숙해질 때쯤 대학 동창 댄이 성준을 불쑥 찾아온다. 

둘은 오랜만에 밤새 술을 마시며 회포를 푼다. 한동안 만날 일이 없을거라 생각했던 댄이 

며칠 후 짐을 싸들고 다시 성준을 찾아온다. 

그리고 일주일이 넘도록 성준의 집에 머물면서 계속 성준에게 대화를 요청한다. 

댄으로 인해 일상생활의 고요가 깨지고 글쓰기를 할 때의 어깨 통증이 재발한 성준은 

댄에게 이제 그만 집에서 나가달라고 말하지만, 

댄은 나가기는 커녕 거리에서 강아지를 데리고 들어온다. 

다음 날, 갑자기 성준의 활동지원사가 하루 못나오게 되고 댄이 성준의 일일 활동지원을 하게 된다. 

댄, 강아지, 성준은 하루종일 동행하며 서로를 살피는 시간을 보낸다. 

한편 소설(글) 쓰기를 포기하지 못하는 댄은 소설 합평 모임에 

‘성준(의 장애)’을 모티브로 한 소설 기획안을 가져 간다. 

선생과 동료들의 반응을 보면서 소설을 완성하기로 결심한 댄은 

소설의 캐릭터와 이야기를 발전시키기 위해 오랜만에 성준에게 연락을 한다. 

댄과 성준은 밤새 이야기를 나누지만 ‘이야기 거리’를 발견하기에는 시간은 모자랐고, 

며칠 후 댄은 짐을 싸들고 성준의 집에 쳐들어간다. 

댄은 일주일 넘게 성준과 함께 지내면서 

서로의 글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일의 즐거움을 새롭게 느끼게 되고, 

성준이 여전히 글쓰기를 좋아한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캐릭터 변화

캐릭터 변화_성준 : 성준은 자신의 말하기 방식이자 표현 방식인 ‘쓰기’의 한계를 느껴 

소설(글) 쓰기를 그만두고 필요한(최소한의) 말을 하며(글을 쓰며)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불현듯 찾아온 댄과의 불편한 동거가 지속될수록 쓰기의 고통과 더불어 욕망이 살아난다. 


캐릭터 변화_댄 : 댄은 다양한 소재와 이야기 거리를 찾아 소설을 계속 써왔지만 

글 쓰기에 별다른 진전이 없다. 

‘성준(의 장애)’을 소재로 이야기를 발전시키려고 성준의 집에 무작정  머무르면서 성준을 관찰한다. 

그 과정에서 글 쓰기의 즐거움(이야기를 공유하고 이야기 나누는 즐거움)을 다시 느끼게 되고, 

그럴싸한 캐릭터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고유한 한 사람(성준)에 대해 

정확한 글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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