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          박 정권 때 인권위의 탄압으로 사망한 우동민 열사
당시          인권위 건물 있던 자리에 우 열사 이름 새겨져

25일, 서울시가 우동민 열사가 투쟁했던 옛 국가인권위원회 건물 앞에 우동민 열사의 정신을 기리는 동판을 설치했다. 동판에는 “장애인 운동가의 인권투쟁 현장. 2011년 1월 2일. 장애인 활동지원 권리와 인권위 독립성 확보를 위해 우동민 열사 등이 투쟁한 곳”이라고 적혀 있다. 사진 우동민열사추모사업회
25일, 서울시가 우동민 열사가 투쟁했던 옛 국가인권위원회 건물 앞에 우동민 열사의 정신을 기리는 동판을 설치했다. 동판에는 “장애인 운동가의 인권투쟁 현장. 2011년 1월 2일. 장애인 활동지원 권리와 인권위 독립성 확보를 위해 우동민 열사 등이 투쟁한 곳”이라고 적혀 있다. 사진 우동민열사추모사업회

옛 국가인권위원회(아래 인권위)가 있었던 자리(중구 무교로 6)에 우동민 열사의 이름이 새겨졌다. 서울시 인권위원회는 25일, 우동민 열사의 명예를 회복하고 열사 정신을 기리기 위한 ‘서울시 인권현장 인권 표지석(바닥 동판)’을 서울시청 옆 금세기빌딩 앞 인도에 설치했다.

우동민 열사는 이명박 정권 당시 인권위의 반인권적 탄압으로 폐렴을 얻어 2011년 1월에 사망했다. 우 열사는 2010년 12월, 장애인활동지원법의 올바른 제정과 현병철 당시 인권위원장 퇴진을 촉구하며 인권위 건물을 점거하고 농성했다. 인권위는 휠체어 탄 장애인의 이동을 막기 위해 엘리베이터 운행을 중단하고 전기·난방을 끊었다. 우 열사는 농성 3일 만에 폐렴 증세로 응급실로 이송됐고 이듬해 1월에 급성 폐렴 증세로 사망했다.

2014년에 출범한 우동민열사추모사업회(아래 추모사업회)를 비롯한 장애계와 시민사회 단체는 인권위에 농성자의 인권 탄압에 대한 사과와 우 열사 사망 사건의 진상 조사를 줄곧 요구해왔다. 이러한 끈질긴 투쟁 끝에 우 열사 사망 8년 만인 2018년, 최영애 인권위원장은 우 열사 묘소를 직접 방문하고 공식 사과했다. 이후 인권위는 서울시 인권위원회에 우 열사를 기리는 동판 설치를 요청했다. 동판에는 “장애인 운동가의 인권투쟁 현장. 2011년 1월 2일, 장애인 활동지원 권리와 인권위 독립성 확보를 위해 우동민 열사 등이 투쟁한 곳”이라고 적혀 있다.

2010년 인권위 투쟁 당시 우 열사와 함께 투쟁했던 명숙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상임활동가는 25일 비마이너와의 통화에서 “그간 인권 실현의 주체는 엘리트 집단이라 얘기되는 비장애인 남성으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금세기빌딩 앞을 지나는 시민이 동판을 보고 인권을 위해 수많은 소수자, 그중에서도 장애인이 (인권을 위해) 얼마나 애써왔는지를 느끼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김영희 장애해방열사_단 대표는 “인권위는 장애인차별금지법에 따라, 장애인 차별을 시정할 수 있는 기관이다. 그래서 당시 인권위의 위기를 장애인 활동가가 그냥 지켜볼 수 없었다. 인권위가 인권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로서 제대로 서야 한다는 의미로 인권위를 점거하고 투쟁했었다. 이 동판은 인권위가 소수자의 인권을 도외시해서는 안 된다고 상기해주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원래는 바닥 동판 제막식과 장애인 활동지원 권리쟁취 결의대회가 열릴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거리두기 2단계 격상으로 연기됐다. 추모사업회는 코로나19 상황이 완화되면 내년 1월 2일에 열리는 우 열사 10주기 추모제 때 제막식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서울시가 우동민 열사가 투쟁했던 옛 국가인권위원회 건물 앞에 우동민 열사의 정신을 기리는 동판을 설치하고 있다. 이를 지켜보는 장애인 활동가들. 사진 우동민열사추모사업회
서울시가 우동민 열사가 투쟁했던 옛 국가인권위원회 건물 앞에 우동민 열사의 정신을 기리는 동판을 설치하고 있다. 이를 지켜보는 장애인 활동가들. 사진 우동민열사추모사업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