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아리

* 성북아리는 성북 + 아리아리를 합친 말입니다.
아리아리는 “길이 없으면 길을 찾자, 그래도 없으면 길을 만들자”라는 우리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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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호 - 성북센터소식] 활동지원팀_ 코로나에 걸린 활동지원 서비스
작성자 : 관리자(ilcenter50@hanmail.net) 작성일 : 2021-03-23 조회수 : 25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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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 걸린 활동지원서비스

      


                                            
   


코로나19 사태 이후 활동지원서비스를 받는 이용인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활동지원사가 코로나에 걸리면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걱정이 있었다그저 막연하게 정부에서 내려온 지침이 있으니 그걸 따르면 되겠지라고 생각했다한편으로는 우리 센터는 괜찮겠지라는 생각 속에 약간의 걱정만 들었다.


그러던 중 지난해 12월 이용인 님의 활동지원사 님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더구나 이 사실을 주말에 알게 되어 더욱 대처가 어려웠다. 방역 당국 지침상 코로나 확진자가 장애인일 때, 장애인의 가족 및 관련자일 때, 장애인과 가족 모두일 때 등 대상에 따라 해당 조치가 전부 달랐다


일단 이용인 님과 함께 사는 가족들이 코로나 검사를 받았고,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활동지원사 님의 가족들과 님의 또 다른 활동지원사 님도 코로나 검사를 진행했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발생했다님의 주변 사람들은 모두 검사를 받았지만, 정작 중증장애인 당사자인 님은 검사를 받지 못했다님은 일상생활 대부분을 침대에서만 보내는 지적·지체 중복장애인이다 당시 활동지원사가 확진되기 일주일 전부터 건강이 좋지 않았고,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 활동지원사 님이 코로나 검사를 받아본 것이다.

 

활동지원사의 확진으로 님도 코로나 검사를 받으려 했으나 보건소 측은 당사자가 직접 와야 한다는 답변만 했다님은 와상장애와 지적장애로 외출이 무척 힘들며 당시 건강도 악화한 상태였다무엇보다 집 앞에 계단이 있어 업혀 나가야 하는데 같이 사는 가족들이 모두 여성이라 님이 직접 나가서 검사를 받을 수 없는 환경이었다.

 

선별진료소에서의 직접 검사가 어려워 119 지원을 받으려 했으나 119에서는 보건소에 이야기하라는 답변을 들었다보건소에 문의하니 지자체에 연락해서 공문을 받아야 움직일 수 있다고 하고, 지자체에 문의하면 보건소에 확인해봐야 한다고 했다


핑퐁 게임을 하듯 몇 시간이 지나도 해결책이 나오지 않았다. 119, 보건소, 지자체 모두 신속하게 움직이지 않았고 상위 기관에서 내용을 파악해 하위 기관까지 전달된 뒤에야 겨우 조치가 이루어졌다님은 119 구급대원의 지원으로 서울의료원에 이송되어 검사를 받았다활동지원사 님이 확진 판정을 받은 지 24시간이 지난 뒤였다.


님은 검사 이틀 뒤 확진판정을 받았다님은 중복장애 때문에 물리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환경구성이 필요했고 지적장애가 있어 새로운 환경에 대한 거부감도 있다. 가족이 아닌 타인만 있는 환경에서 2주간 격리 생활을 하기에 어려운 점이 많았다. 따라서 가족들은 같이 사는 가족 중 여동생이 격리시설로 함께 이동하기를 희망했다이러한 내용을 지자체에 전달하자 그렇게 하도록 조치하겠다고 했다.

 

님이 확진 판정을 받은 지 2일 만에 태릉에 있는 격리시설로 이동할 수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러나 그곳으로 갈 수 없었다태릉선수촌을 격리시설로 활용 중인 곳이었는데 병원침대, 휠체어 등 물리적인 환경이 갖추어져 있지 않아 와상 중증장애인이 생활할 환경이 아니었다.


님과 여동생은 조금 더 기다리기로 했다. 하루가 지나 다른 격리시설로부터 연락이 왔는데 이번엔 지역이 충남 공주였다그곳까지 갈 방법을 강구했으나 장애인콜택시도 지역별로 운영주체가 나뉘어 있어 어렵고, 사설구급차도 개인 비용을 부담하라고 떠넘겼다무엇보다 님과 여동생 모두 긴 시간을 이동하는 것이 힘들어 공주에 있는 격리시설도 포기해야 했다


다시 3일이 지나 서울적십자병원 2인실에 겨우 입소하게 되었다님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지 6일 만에야 격리시설로 이동한 것이다그 기간에 여동생이 몸살 기운과 가슴이 답답한 증상 등 몸 상태가 안 좋았지만 어떠한 조치도 이루어지지 않았다님과 함께 들어갈 격리시설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방법밖에 없었다.

 

보건복지부와 각 지자체 등에서 활동지원서비스와 관련된 이용인 또는 활동지원사가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을 시 대응할 지침이 내려왔었다그러나 장애 유형과 중증 정도 등의 상황이 고려되지 않은 지침들이다. 실제 현장의 대처들도 장애인 당사자가 지원받을 수 있는 환경이 제한적이다


코로나가 전 세계적으로 처음 겪는 전염병이기에 완벽한 대응을 할 수는 없겠지만, 장애인 당사자가 긴급하게 지원을 받을 수 있고, 지원들도 장애인을 고려한 대책이 필요하다.


님과 여동생은 격리시설에 입소해 건강이 좋아졌으며 2주 후 음성판정을 받고 무사히 집으로 돌아왔다기존의 활동지원사들이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가족이 활동지원서비스를 할 수밖에 없었기에 여동생이 긴급활동지원으로 예외결제를 청구해 활동지원사와 동일하게 지원받을 수 있었다확진되었던 활동지원사님도 완치 판정을 받고 다시 활동지원 일을 잘하고 계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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