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아리

* 성북아리는 성북 + 아리아리를 합친 말입니다.
아리아리는 “길이 없으면 길을 찾자, 그래도 없으면 길을 만들자”라는 우리말입니다.

성북아리

[1호 - 사진이 있는 글] 연대의 믿음
작성자 : 관리자(ilcenter50@hanmail.net) 작성일 : 2021-03-29 조회수 :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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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의 믿음

정택용(사진가)



최옥란 열사가 2001년 12월 3일 명동성당 천막농성을 시작했다. 도저히 살아갈 수 없을 만큼 적은 돈을 최저생계비라고 주는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개혁을 외치며 보건복지부 장관과 국무총리에게 민원을 넣어도 아무런 답변을 들을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결의문에서 이렇게 말했다.


“비록 지금은 저 혼자 텐트농성을 시작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보다 많은 사람들이 저와 함께하리라는 믿음으로 시작합니다. 저는 비록 경험은 많지 않지만 정부를 상대로 하는 투쟁에서 연대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알고 있습니다. 저의 농성에 지지를 보내주십시오.”

그의 믿음은 이루어졌다. 그러나 현실은 믿음만큼 바뀌지 않았다.


지난 3월 26일 그가 세상을 떠난 지 19년이 되는 날,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답변을 듣기 위해 세종시 보건복지부 앞을 향해 걷는다. 장애인탈시설지원법·장애인권리보장법 제정, 장애등급제 진짜 폐지를 위해. 오산에서 세종시를 거쳐 대전으로 가는 버스 밑에 기어들어 가 눕는다. 아직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위해.


19년이 흘렀어도 현실은 여전하다. 그러나 보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하리라는 그의 믿음은 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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