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아리

* 성북아리는 성북 + 아리아리를 합친 말입니다.
아리아리는 “길이 없으면 길을 찾자, 그래도 없으면 길을 만들자”라는 우리말입니다.

성북아리

[3호 - 현장에서] 장애인을 “날려”버리자는 차별교육을 날려버리자!
작성자 : 관리자(ilcenter50@hanmail.net) 작성일 : 2021-11-01 조회수 : 1274
파일첨부 :

장애인을 날려버리자는 차별교육을 날려버리자!

-진주교대 중증장애인 입시성적 조작을 계기로 교육계 장애인차별을 철폐하자-

 

이학인 사무국장(전국장애인야학협의회)

 


중증장애인 입시성적 조작, 차별적인 환경에서 누적된 조직적이고 문화적인 차별의 결과다.

 

날려야 한다. 장애 2급이 네 아이 선생이라고 생각해봐라

시각 1급 이런 거는 안 되거든. 간질 이런 거 빼야 될 거고

 

무려 20214월 내부고발자에 의해 폭로된 국립진주교육대학교의 입학관리팀장의 발언이다. 입학관리팀장의 이 한 마디에 특수교육대상자 전형에 지원했던 중증 시각장애학생은 최초합격자에서 추가합격자로 미끄러졌다. 이 소식을 들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긴급 규탄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진주교대 총장실을 점거했다. 진주교대 유길한 총장은 입학관리팀장 개인의 문제이며, 학교는 전혀 관련이 없다. 우리도 피해자다. 추가 성적조작은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교육부 감사 결과 5건의 추가 중증장애인 성적조작 사건이 발견되었다.

 

6건의 장애인 점수조작 사건이 밝혀지고, 823일 경남장애인인권연대는 진주교대 앞 노숙농성에 돌입했다. 5건의 추가 입시성적조작은 단순 개인의 일탈의 결과일 수 없다. 누적된 차별적 환경에서 발생한 조직적이고 문화적인 차별의 결과다. 11일간의 노숙농성 끝에 이루어진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경남장애인인권연대와 진주교대의 협의에서 진주교대 유길한 총장은 조직적 차별의 결과를 인정하고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을 약속했다. 그런데 이와 같은 장애인 차별 행태는 과연 진주교대에서만 벌어졌을까?

 

차별교육을 만들어온 교육부가 문제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4월 진주교대 중증장애인 입시성적 조작사건이 발생한 후 교육부는 진주교대 감사에 들어갔다. 감사 결과 5건의 추가 성적조작 사건이 발각되자, 교육부는 진주교대의 신입생 정원 10% 감축이라는 제재를 내렸고, 그걸로 끝이었다. 현재 전체 대학진학률 72.5%에 비해 특수교육대상자의 대학진학률은 16.6%에 불과하다. 전국 247개 대학 중 장애학생 입학전형을 운영하지 않는 곳은 40%가 넘는다. 교사를 배출하는 교육대·사범대 127개 중 장애학생 특별전형을 운영하는 곳은 48개교에 불과하다.

 

이렇게 장애인에겐 대학교의 문을 굳게 걸어 잠그고, 교사가 될 수 있는 교육대·사범대에서 장애학생을 뽑지 않은 결과 교육부와 교육청의 장애인 의무고용률은 최하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이마저도 장애인 의무고용부담금을 낼 수 없다며 3년간 절반 삭감시켰다. 교육부는 진주교대 입학관리팀장의 말대로 장애학생을 대학과 교단에서 날려버리고는 그 책임마저 회피하고 있다.

 

비장애인 중심의 차별교육을 날려버리자!

 

진주교대 중증장애인 입시성적조작사건을 들은 장애학생의 첫 반응은 터질 게 터졌다였다. 입시라는 이유로 명확하게 알 수는 없었지만, 피부로 느껴왔던 차별이 이제야 드러났다는 것이다. 진주교대 사건은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얼마나 많은 교육대·사범대에서, 더 나아가 얼마나 많은 대학에서 장애학생을 차별하고 있을지는 파악조차 쉽지 않다. 교육부는 문제가 된 대학에만 징계를 내릴 것이 아니라, 모든 대학과 모든 전형에서 장애인차별이 일어나지 않았는지 전수조사를 진행하고, 장애학생이 제대로 고등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 교사가 될 방안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이른바 조국 사태에서 보듯이 표창장 하나 위조했다고 온 언론과 사회가 들썩이는데 이보다 훨씬 더 큰 문제인 성적조작에 대해 기성 언론은 보도조차 하지 않는다. 우리 사회도 조용하다. 장애가 있는 학생은 비장애인보다 더 피땀 흘려 입시를 준비한다. 그들의 노력이 이러한 차별적 범죄행위로 좌절당해야 하는 게 올바른 일인가?

 

장애인에게 교육의 기회조차 허락하지 않는 사회에서 사회통합은 요원하다. 학교에서 장애인교사를 볼 수 없는 장애학생은 누구를 보고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진주교대 중증장애인 입시성적 조작사건을 계기로 장애인이 아닌 장애인을 차별해온 차별교육을 날려버리자! 




 ▶ 지난 10월 8일 늦은 2시 진주교대 본관 앞에서 열린 ''차별대학' 진주교대 유길한 총장 사퇴 및 교육부 종합감사 촉구 기자회견' 모습. 


이전글 [3호 - 투쟁맛,궁금해 허니] 제로 웨이스트 카페 '아토모스'
다음글 [3호 - 성북센터 소식]보장구팀_보장구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