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아리

* 성북아리는 성북 + 아리아리를 합친 말입니다.
아리아리는 “길이 없으면 길을 찾자, 그래도 없으면 길을 만들자”라는 우리말입니다.

성북아리

[3호 - 투쟁맛,궁금해 허니] 제로 웨이스트 카페 '아토모스'
작성자 : 관리자(ilcenter50@hanmail.net) 작성일 : 2021-11-01 조회수 : 1460
파일첨부 :

<투투투쟁맛, 궁금해 허니

 

- 레드: 주석

- 벨벳: 장욱

 

<성북아리> 2호 편집을 마친 후 서늘한 밤바람이 부는 9월을 맞기까지 우리는 아주 뜨겁디뜨거운 여름을 지나와야 했다. 위이잉, 풀썩.(날이 너무 더워서 날갯짓 한두 번에 힘이 빠져 주저앉은 레드와 벨벳) ~ 대체 지구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WARNING! WARNING! 기후위기 경보! 기후위기 경보!

 

지난 8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1)가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오늘날 지구의 온도는 유례없이 빠른 속도로 오르고 있다. 지난 2000년과 비교해도 가파른 증가세를 보인다. 지구의 온도는 산업화 이후 인간이 배출해온 온실가스 등으로 섭씨 약 1.1도가 올랐으며, 파리 협정2)에서 정한 섭씨 2도의 선에 빠른 속도로 근접해가고 있다.

 

고작 ‘2오르는 것 가지고 뭘 그러냐고? 지구의 온도가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2도가량 오르게 되면 전 세계 육지의 약 13%에 해당하는 생태계에 큰 변화가 생기고, 수온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산호초와 같은 생물들이 사라질 것이라고 한다. 이쯤에서 또 생물 한두 종이 사라지는 것 가지고 뭔 호들갑이냐고 비아냥댈 수도 있겠다. 하지만, 먹이사슬이 흔들리고 생태계에 구멍이 송송 뚫리기 시작하면 지구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모른다. 긴장하자, 인간들아.(잊지 마시라. 우리 레드와 벨벳은 벌이라는 것을 말이다.) 위이잉.

 

인간이 그동안 지구를 지치게 해온 건 분명한 사실이다. 수많은 종류의 온실가스와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발전소와 공장, 자연과 생태계를 고려하지 않은 무분별한 개발, 그리고 지구의 자정작용을 방해하는 많은 양의 쓰레기까지 사실상 지구에게 인간은 골칫거리다. 자자, 그렇다고 지구를 이렇게 그냥 내버려 둘 수는 없지. 인간이여, 비관만 하지 말고 책임을 집시다. 위이잉.

 

그래서 이번 호에서는 지구를 지키는 방법을 하나 소개해보려고 한다. 바로 매일같이 무지막지하게 쏟아져 나오는 쓰레기를 한번 줄여보는 거다. 이게 기후위기와 무슨 관련이 있냐고? 쓰레기를 줄이면 쓰레기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해가스를 줄일 수 있다. 또 쓰레기를 만들지 않기 위해 물건을 재사용하고 재활용하기 시작하면 물건을 만들어내는 공장에서 나오는 수많은 종류의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다. 그리고 또 매립되거나 유기되는 쓰레기의 양도 줄어든다. 쓰레기 줄이기는 지구 생태계의 파괴를 막고 기후위기의 도래를 늦출 수 있는 중요한 실천 중의 하나이다.

 

한낱 미물인 인간이 실천하기에는 왠지 어려울 것 같다고? 걱정 붙들어 매시라, 핑계 댈 줄 알고 쉬운 거로 골라왔다. 지금은 바야흐로 카페인 없이는 못 사는 시대 아닌가. 단순히 여기에 가는 것만으로도 여러분이 지구를 지키는 영웅이 된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기분만 느낄 수 있다. 진짜 영웅이 되려면 이 가게처럼 지구 지키기를 실천하시라.) 지구를 지키는 제로 웨이스트3)가게, 단순한 호기심에 가보는 당신을 바로 그냥 지구를 아끼는 인간으로 만들어주는 카페, ‘아토모스를 소개한다.

 

, 그럼 아토모스제로 웨이스트하러 가보자

 

잠깐잠깐. 우선 제로 웨이스트가 뭔지는 알아보고 가야 하지 않을까?(오늘따라 유난히 설명이 많군. 부디 참고 읽어주세요.) ‘제로 웨이스트는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고,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고 있는 물건을 재사용하여 쓰레기 배출을 최소화하자는 약속이며 하나의 운동이다. , 근데 과연 카페에서 정말 제로 웨이스트가 가능할까? 의심 반, 기대 반인 마음으로 우선 가본다. 왜냐, 나는 지금 배고프고 목마르니까. 위이잉.

 

아토모스는 지하철 4호선 한성대입구역 근처에 있다. 한성대입구역 6번 출구에서 성북동 방향으로 300여 미터를 이동해 옛날중국집이라는 간판이 보이는 오른쪽 골목으로 꺾어 약 50미터 정도 들어가면 왼쪽에 통유리로 가게 안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아토모스를 만날 수 있다. 지하철역에서 승강기를 이용해 지상으로 올라오는 분들은 한성대입구역 5번 출구 옆으로 나오는데, 바로 앞 횡단보도를 건너면 6번 출구다.


 

▶ 카페 ‘아토모스’를 밖에서 바라본 모습이다. 정면이 통유리로 되어 있어 내부가 훤히 보인다. 시원한 색감의 인테리어가 맑고 푸른 지구를 연상케 하는군.


자, 가게 앞에 도착했다. 앗, 그런데 출입구가 조금 좁아 보인다! 가게 사장님에게 물어보니 폭이 90센티미터 정도 되는 문이라고 한다. 실 출입구 폭은 90㎝보다 살짝 좁을 수 있다고 했다. 흠, 그렇단 말이지. 잠시 법전 좀 뒤적거리고 오자.(복잡한 거 안 해요. 믿어주세요. 짧게 할게요.)


카페는 휴게음식점으로 건축법상 제1종 근린생활시설로 분류되어 있다. ‘장애인ㆍ노인ㆍ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을 보면 편의시설 설치 대상에 공중이용시설이 포함되는데, 이 법률 시행령에서 공중이용시설의 하나로 제1종 근린생활시설을 명시하고 있다. 즉, 카페는 편의시설 설치 대상이다. 또 이 법률 시행규칙에는 이러한 편의시설들이 어떠한 구조를 가져야 하는지에 대한 세부기준이 명시되어 있다. 바로 여기에 ‘장애인 등의 출입이 가능한 출입구’는 ‘통과유효폭을 0.9미터 이상’으로 해야 한다고 적혀 있다. 다시 말해 출입구의 폭이 적어도 90㎝는 돼야 한다는 뜻이다.


일각에서는 “0.9미터”도 좁다는 의견이 나오는 터라 ‘아토모스’의 출입구는 더 아쉬움이 남는다.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하기 위해 방문한 카페에서마저도 이동권 투쟁을 해야 한다는 말인가. 전국에 계신 구독자, 아니 카페 사장님들, ‘10㎝의 장벽’만 허물면 더 많은 사람이 맛있는 커피를 즐길 수 있지 않을까요? 건물주님들, 네?



▶ 카페 ‘아토모스’ 내부 모습을 담은 네 장의 사진이다. 맨 왼쪽 위 사진부터 시계방향으로 ‘아토모스’ 안에서 바라본 바깥 풍경, ‘아토모스’의 메뉴판과 계산대, 벽에 달린 조그만 원형 테이블과 파란색 원형 의자, 그리고 ‘아토모스’의 한구석에 놓인 ‘제로 웨이스트’ 제품 판매대(리필 스테이션)를 담은 사진. 잘 찍었네.



주저리주저리 말이 길었군. 목마르고 배고프다. 주문 들어간다.



▶ ‘올리브 앤 치즈 스콘’과 약간의 버터, 그리고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쟁반에 놓여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에는 티스푼이 하나 꽂혀있고, 그 앞에는 얇은 하얀색 천이 고이 접혀 있다.


더운 날씨엔 역시 차디찬 ‘아이스 아메리카노’지만, 오늘 기분은 왠지 ‘콜드브루4)’다. 음, 산뜻하고 너무 시원한걸. 입이 심심해서 ‘올리브 앤 치즈 스콘’도 주문했다5). 음, 고소하니 아주 맛있군. 

엇, 그런데 잠깐! 맛에 취해 잠시 놓치고 있었다. 여러분은 눈치챘는가? 다른 카페에서 흔하게 볼 수 있던 플라스틱 빨대와 종이 냅킨6)을 ‘아토모스’는 제공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역시 ‘제로 웨이스트’ 가게답군.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고이 접혀 나온, 마치 손수건 같기도 한, 하얀 천으로 만든 냅킨이었다. 휙휙 뽑아 쓰고 휘익 버리는 휴지가 결코 지구환경에 좋을 리 없지 않은가. 이따가 뒤에서도 소개하겠지만, 세제 중에서도 ‘아토모스’에서 판매하고 있는 친환경 제품을 이용해 천으로 만든 냅킨을 빨아 쓴다면, 휴지의 원료인 나무와 쓰고 버린 휴지를 매립할 땅을 어느 정도 보호할 수 있지 않을까? 물론 어느 정도는 환경이 오염되긴 하겠지만 그 수준을 최소화하자는 말이다.





▶ ‘아토모스’에서 휴지 대신 제공해준 하얀 천으로 만든 냅킨이다. 표면이 조금 거칠어 보이지만 실제 촉감은 부드러웠다.


한편, 플라스틱 빨대를 사용하지 않는 건 분명 지구 생태계를 지키는 데 일조하는 일이다. 그러나 음료를 마시려면 빨대가 꼭 필요한 사람도 있다. 그중에는 개인 빨대를 챙겨 다니는 사람도 있고 텀블러에 달린 재사용 가능 빨대를 쓰는 사람도 있겠지만, 어느 날 미처 빨대를 챙기지 못한 채 카페에 온 사람도 분명 있을 것이다. 그런 사람들을 위해 재사용 가능한 스테인리스 빨대 같은 것을 미리 준비해두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벨벳의 긴급제안. 땅!땅!땅!


‘야, 너두’ 리필할 수 있어! 소개한다, 리필 스테이션7).


후, 배부르고 등 따시니(응? 아직 늦여름인데?) 한번 누워... 볼 수는 없을 것 같고, 주위를 한번 둘러보자. 엇, 잠시만. 여기 그냥 카페인 줄 알았는데, ‘그냥’ 카페가 아니잖아? 카페 계산대 왼편에 숨겨진 공간이 하나 있다. 한번 날아가 보자. 위이잉.




▶ 카페 계산대 왼편에 있는 공간에는 리필 스테이션이 마련되어 있다.


위이잉. 착. 이번 역은 리필 스테이션, 리필 스테이션. 내리실 문은 왼쪽입니다. 그렇다. ‘아토모스’에는 다양한 종류의 생활용품과 식품을 ‘리필’해 갈 수 있는 리필 스테이션이 한쪽에 마련되어 있다. 각자 재사용 가능한 용기를 직접 카페로 가져와서 필요한 것들을 필요한 만큼 담아가고 채워가는 공간이다. 아, 물론 돈은 내야 한다. 엇, 근데 얼마 낼지 어떻게 아냐고? 워워. 침착하게 다음의 지시를 따르라. 

첫째, 깨끗하게 말린 빈 용기를 가져와 가게에 놓여있는 저울로 무게를 잰다. 둘째, 용기에 사고 싶은 물건이나 먹고 싶은 음식을 차곡차곡 잘 담는다. 셋째, 필요한 것을 채운 용기의 무게를 다시 잰다. 넷째, 빈 용기와 물건을 담은 용기의 무게 간 차이만큼 돈을 낸다. 끝. 참 쉽죠? 이것이야말로 진정 ‘제로 웨이스트’에 다가가기 위한 노력과 실천이 아니겠는가. 지구를 지키기 위해서는 기후위기에 맞설 ‘용기’만 있으면 된다.(말이 그렇다는 거지, 실천과 노력도 필수!) 그럼 어떤 것들을 살 수 있는지 좀 살펴볼까?



첫 번째 구역. 맨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진열된 제품들을 설명해보겠다. 재사용 봉투8)와 재사용 봉투 제작 키트, 올리브오일, 오일과 발사믹을 담을 수 있는 병, 화이트 발사믹, 생커피콩 껍질로 만든 친환경 컵(허스키 컵), 발로나 초콜릿 밀크, 발로나 초콜릿 다크(비건), 찻잎(얼그레이, 차이나 블랙퍼스트 등), 그리고 식물성 귀리음료(오틀리).




두 번째 구역. 맨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진열된 제품들을 설명해보겠다. 천연 라텍스 고무장갑, 천연 삼베 마스크, 삼베 보자기 겸 행주, 샴푸바, 천연 수세미 비누받침, 천연 수세미, 구연산, 베이킹소다, 그리고 과탄산소다.



 세 번째 구역. 맨 왼쪽부터 오른쪽으로 진열된 제품들을 설명해보겠다. 주방 비누, 대나무 칫솔, 혀 클리너, 그리고 옥수수 치실(비건).




▶ 네 번째 구역. 맨 왼쪽부터 오른쪽으로 진열된 제품들을 설명해보겠다. 세탁세제(무향), 세탁세제(유칼립투스), 그리고 섬유유연제(시트러스).


어떤가? 당신이 평소에 필요로 하는 물건이 좀 있는가? 그렇다면 얼른 달려가시길. 아차, 빈 용기와 장바구니는 꼭 챙겨가길 바란다. 되도록 많이 챙겨 가시라. 얼마만큼 담을지 모르지 않는가?(오! 나의 지름신이여!)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고자,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하고자 ‘아토모스’로 달려가는 당신 덕에 오늘 지구가 삼켜야 하는 쓰레기의 양이 조금은 줄어들 예정이다.(‘조금’ 맞잖아... 지구 입장에서는 아주 조금이지...) 이런 용기 있는 사람 같으니라고.




 카페 ‘아토모스’를 나가기 전에 주문한 초콜릿 쿠키이다. 뭐요. 뭐. 배고파서 시켰어요. 왜요. 아, 참. 가격은 3천 원이다. 가격이 좀 있는 편인데, 세상에, 맛은 끝내준다. 오우 이게 진짜 촉촉한 초코칩 아닌가요.


에필로그


이번 호에서는 사뭇 진지한 이야기를 글의 앞부분에서 많이 다뤘으니, 마무리는 좀 가볍게 해보려고 한다. ‘투쟁맛, 궁금해 허니’ 연재를 맡아온 레드와 벨벳이 이번 3호를 끝으로 <성북아리>에서 하차한다.(흑흑, 사실 무거운 이야기였다.) 



 왼쪽부터 레드, 그리고 벨벳.


<성북아리>의 시작부터 함께해왔기에 떠나는 마음이 한편으로는 아쉽고 무겁지만, 그렇다고 영영 떠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투쟁맛, 궁금해 허니’에서 다루고자 했던 ‘투쟁의 맛’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나누는 일을 각자의 자리에서, 또 때로는 머리를 맞대고 힘을 합쳐 계속해나가려고 한다. 그러기엔 아직 부족한 점이 많은지라 더 공부도 하고 활동도 깊이 있게 해나가기 위해 잠시 지면을 떠난다.


언제 돌아오나 궁금한 분들 계시죠? 다 알아요. 애.독.자.님.들. 으이구.(찡긋) 이번 여름, 유난히 더웠고, 여름이 더웠던 만큼 다가올 겨울의 추위가 걱정된다. 아직 잊지 않았겠지만 우리는 벌이다. 위이잉. 천문학자 칼 세이건은 지구를 ‘창백한 푸른 점’이라고 했는데, 어째 점점 더 ‘뜨겁고 빨간 불덩이와 같은 점’이 되어 가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너무 오버인가? 변칙적인 기후변화가 잦아들고 이상 기온 현상이 안정화되어 날갯짓하기 딱 좋을 어느 여름날, 지구가 창백함과 푸름을 다시 찾게 되는 날, 혹시 모르지 우리가 돌아올지. 위이이이잉.


그동안 ‘투쟁맛, 궁금해 허니’를 사랑해주신 여러분,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1)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급격한 기후변화가 불러올 전 지구적 영향에 대해 평가하고, 이를 토대로 각국에 이른바 ‘기후위기’를 막기 위한 정책적 제안을 제시하기 위해 만들어진 국제 협의체이다.

2) 파리 협정(2015)은 기후변화에 관한 국제 조약으로 당시 196개의 당사국이 이에 합의한 바 있다. 파리 협정의 목표는 지구의 온도를 산업화 이전의 수준과 비교해 섭씨로 2도 이상 오르지 않도록 하여 인간으로 말미암은 기후위기를 막자는 것이다.

3)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를 우리말로 하면 ‘낭비하거나 버리지 않고 재사용하기’, ‘쓰레기 없이 살아가기’ 정도가 되려나 싶다. 벨벳 나름의 번역이니 그냥 무시하고 지나가셔도 된다.

4) ]‘콜드브루’는 원두 가루에 찬물을 부어 장시간 우려내는 방식으로 만들어 마시는 커피다.

5) ‘콜드브루’는 5천5백 원, ‘올리브 앤 치즈 스콘’은 3천5백 원.

6) 냅킨은 영어식 표현으로, 음식을 먹을 때 손이나 입을 닦는 용도로 쓰는 천이나 종이를 일컫는다.

7) 리필 스테이션(Refill Station)은 영어식 표현으로 ‘필요한 것들을 다시 담아가고 채워가는 공간’ 정도로 번역할 수 있겠다.

8) 네이버 쇼핑 정보를 들여다보니 ‘다시 쓰는 그랩’이라는 재사용 봉투는 면 원단에 밀랍을 묻혀 만든 제품이라고 한다. 밀랍은 꿀벌이 벌집을 만들기 위해 분비하는 물질인데, 접착력, 발수 효과 등이 뛰어나 이를 봉투를 만드는 데에 쓴다는 것이다. 아니, 플라스틱과 비닐 사용을 줄이겠다는 건 좋은데, 그걸 위해 벌의 꿀과 집을 빼앗아야 한다는 말인가. 허허. 조금은 아쉬운 제품.

이전글 [3호 - 연재] 사진으로 보는 1992년
다음글 [3호 - 현장에서] 장애인을 “날려”버리자는 차별교육을 날려버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