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아리

* 성북아리는 성북 + 아리아리를 합친 말입니다.
아리아리는 “길이 없으면 길을 찾자, 그래도 없으면 길을 만들자”라는 우리말입니다.

성북아리

[3호 - 사진이 있는 글] 어떤 맹세
작성자 : 관리자(ilcenter50@hanmail.net) 작성일 : 2021-11-20 조회수 : 12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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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맹세


 최인기(사진작가)


모르는 사람은 아팠다 하지요


한밤중에 몰려오는 용역들이


길가 위 나뒹구는 주름이


농성장에 뚝뚝 떨어지는 빗물이


흐느끼는 하얀 눈발이


굴착기로 맥없이 꺾이는 오랜 삶이


그런 날이면 낮부터 술을 마셨지요


남몰래 밤마다 흐느끼며 가슴을 쥐어뜯으며


어떤 사람들은 평소에 술을 많이 먹었다 하지요


 


혀를 차며


또 노량진수산시장 이야기냐며


지긋지긋하다고


인제 그만하자고


가슴에 멍든 이들이 말하지요


수협과 서울시가 생사람 죽여놨다고


 


생선 목 치던 손으로 




울부짖으며


젊은 너 먼저 보낼 수 없다고


빨갛게 부은 눈으로


다짐하지요


오늘의 슬픔이 내일의 희망이 될 수 없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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