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아리

* 성북아리는 성북 + 아리아리를 합친 말입니다.
아리아리는 “길이 없으면 길을 찾자, 그래도 없으면 길을 만들자”라는 우리말입니다.

성북아리

[3호 - 발행인의 글] 한 해를 잘 마무리하시길...
작성자 : 관리자(ilcenter50@hanmail.net) 작성일 : 2021-11-30 조회수 : 1320
파일첨부 :

한 해를 잘 마무리하시길...


이원교(성북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


촛불의 힘을 등에 업고 출범한 문재인 정권이 벌써 임기 말을 맞았다. 그리고 내년엔 3월 초 대통령 선거, 6월 초 지방선거 등 두 개의 선거를 앞두고 있다. 문재인 정권에 대한 평가는 다양하겠지만, 부동산 가격 폭등과 개혁 정책의 실종은 정권교체를 주창하는 이들을 한곳에 모이게 했다. 특히 유력 당선인 후보 때부터 나중에를 외치던 차별금지법 제정 문제는 아직도 해결하지 못한 채 국회 앞 천막농성을 벌이는 현재진행 중이다. 당선 초기 꼭 해결하겠다던 비정규직 문제 역시 거의 진전이 없어 곳곳에서 투쟁 중이다.

 

장애인권리보장법, 장애인탈시설지원법 등 양대법안 쟁취를 위한 여의도 농성은 260여 일이 지나고 있다. 구시대적 수용시설 중심의 정책과 동정과 시혜의 관점을 벗어나지 못하는 장애인복지법은 전두환 정권이 생색내기용으로 1981년에 제정한 법이다. 벌써 40년이 지난 만큼 지금까지 변화해온 장애인 정책 패러다임의 변화를 충분히 담아내는 새 법이 꼭 필요하다. 문재인 정권의 공약이었던 장애인권리보장법은 임기가 끝나기 전 반드시 마무리해야 한다. 또한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고 있는 장애인 수용시설 중심 정책 또한 즉각 폐기되어야 한다. 장애인 한 사람 한 사람이 사회의 당당한 구성원으로서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아가기 위해 장애인탈시설지원법 역시 하루빨리 제정되어야 한다.

 


▶ 장애인권리보장법, 장애인탈시설지원법 제정 쟁취 여의도 농성장. 
 

영하로 떨어지는 날씨에 장애인 부모 5명은 지난 1125일부터 여의도에서 국가가 발달장애인에 대한 24시간 지원체계를 구축하라는 요구를 외치며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의 비극은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그만큼 우리 사회에서는 발달장애인이 살아남기 힘들다는 증거다. 가족이 온 삶을 갈아 넣어도 버틸 수 없으니 결국 장애인 당사자는 죽임을 당하거나 시설로 내몰린다. 국가 정책적인 지원체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수용시설이 필요하다고 외치는 가족 모임까지 생겨나고 있다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장애인을 가족으로 둔 것이 마치 형벌인 것처럼 장애인의 생애를 가족의 책임으로 전가하는 현행 정책은 즉시 바뀌어야 한다. 함께 살아남아 다 같이 평등한 삶을 영위하도록 이제 비극의 행렬을 막아야 한다.

 

어느새 연말이다. 2년째 전 세계를 뒤흔든 코로나는 남아공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변종 오미크론으로 또다시 세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방역시스템 완화 이후 우리나라도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다. 또다시 집단으로 갇힌 채 감염되지 않기만을 바라고 있는 시설 내 장애인들이 다시 걱정되는 시기다. 여러 가지 사정으로 성북아리 3호를 이제야 발행하게 되었다. 모쪼록 성북아리를 기다리신 독자님들의 양해를 구한다. 모든 분들이 올 한해를 잘 마무리하시길 바라본다.

 

 

 


이전글 [4호 - 성북센터 소식] 보장구팀_ 내 인생 2막에 도전 중
다음글 [3호 - 이책]『사이보그가 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