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아리

* 성북아리는 성북 + 아리아리를 합친 말입니다.
아리아리는 “길이 없으면 길을 찾자, 그래도 없으면 길을 만들자”라는 우리말입니다.

성북아리

[4호 - 사진이 있는 글] 삶의 그림자
작성자 : 관리자(ilcenter50@hanmail.net) 작성일 : 2021-12-24 조회수 : 1206
파일첨부 :




                            삶의 그림자

 

윤용주 / 쪽방주민, 동자동사랑방대표

 

허름한 바지 쭈그러진 잠바

한쪽 구석에서 혼자 고개를 숙이고

시선이 내 그림자에 마주친다

 

윤곽만 남은 내 삶의 그림자

세월의 찬바람 속에는

침묵의 뼈대만 남아있네

 

온기마저도 스며들지 않는

차디찬 지하도 바닥엔

갈 곳 잃은 이들의

고독만 바람에 쓸려 다니네

 

살겠다는 각오는 매서운 바람에 꺾이고

누운 자리마다 뼈가 저려온다

 

늙고 병든 몸을 바닥에 늬우고

내려앉을 듯 내려앉을 듯

그림자만 바람에 쓸려간다

 

지쳐가는 허기를 달래며

아픔의 기억을 까맣게 안아주네

비명도 없이 떠나간 영혼들

손 내밀어 쓰다듬는다

 

부디! 저 세상에서는

차별 없는 세상에서

그렇게 살고자 했던 꿈을 이루길

나에 그림자가 살며시

손 내밀어 쓰다듬네


[사진 : 최인기]


이전글 [4호 - 카드뉴스] 장애인 이동권 완전보장!
다음글 [4호 - 성북센터 소식] 활동지원팀_강00 활동지원사 유공자 표창장 받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