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아리

* 성북아리는 성북 + 아리아리를 합친 말입니다.
아리아리는 “길이 없으면 길을 찾자, 그래도 없으면 길을 만들자”라는 우리말입니다.

성북아리

[4호 - 발행인의 글] 다시 새해를 맞으며
작성자 : 관리자(ilcenter50@hanmail.net) 작성일 : 2021-12-29 조회수 :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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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의 글]


다시 새해를 맞으며

이원교 소장(성북장애인자립생활센터)


 마음먹은 대로 발걸음이 가닿을 수 있다는 것. 인권의 기본이며 자유의지의 기초다. 그러나 누군가에게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 누군가에게는 너무나도 당연할 수 없다는 것을 많은 사람이 잊고는 한다. 장애인들의 이동권 쟁취 투쟁은 당연하지 않은 불의에 대한 너무나도 당연한 외침이었다. 신체적 자유와 정신적 자유가 양립하는 것이 인간임에도, 장애인들은 지금까지도 가장 기본적인 자유를 박탈당하고 억눌린 채 살아왔다.


 인류의 발전은 불의에 대한 저항으로 이루어졌다. ‘민주주의라는 나무는 피를 먹고 자란다’는 토머스 제퍼슨 말처럼 인권의 나무도 피를 먹고 자라왔다. 출근길 지하철에 수십 명의 장애인이 휠체어를 타고 이동하겠다고 들어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인파가 가장 붐빌 출근 시간 20여 분 가까이 정체된 열차에 혹자는 ‘동정하고 싶어도 동정할 수 없는 행패’라며 비난과 욕설을 퍼부어댔다. 그러나 장애인에게 필요한 것은 동정이 아니다. 우리는 20분이 아니라 20여 년이 정체되어 왔다. ‘동정’과 ‘효율성’에 밀려 투쟁을 시작한 지 20년이 지났어도 아직도 장애인 이동권이 화두에 오르고 있다. 장애인의 열악한 이동권이 최대한 많은 사람의 입에서 논의되고 보장되는 것이 우리의 새해 첫 소원이다.

                                                                                                       
▶ 장애인 이동권 쟁취 등을 요구하며 매일 아침 진행하는 지하철 선전전 모습.  


 코로나19 사태가 시작한 지 벌써 2년이 넘었다. 길어진 팬데믹-역병의 창궐을 겪으며 장애인운동도 일정 부분 위축을 강요당해왔다. 장애등급제 진짜 폐지, 탈시설지원법과 장애인권리보장법 제정, 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법 개정 등 지속적인 현장의 외침은 계속되고 있지만, 어느 것도 명쾌하게 확정된 것은 없다. 하여 묵묵부답의 정부와 국회를 향한 장애인의 투쟁은 현재 진행형이다. 


 한층 더 삭막해진 장애인의 서사에 부디 새해에는 작은 기쁨을 전해줄 소식을 ‘성북아리’에 담을 수 있기를 기원한다. ‘성북아리’를 아껴주시는 모든 분, 새해 복 많이 지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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