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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호 - 현장에서] 420장애인차별철폐투쟁의 날, 20년째 일상이 투쟁인 존재들
작성자 : 관리자(ilcenter50@hanmail.net) 작성일 : 2022-04-01 조회수 : 1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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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0장애인차별철폐투쟁의 날, 20년째 일상이 투쟁인 존재들


연윤실 활동가(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는 지난해 12월 6일부터 기획재정부의 장애인권리예산 반영 등을 위해 매일 평일 아침마다 혜화역 승강장에서 선전전을 진행해왔다. 더불어 기획재정부와 20대 대통령선거 후보들, 그리고 윤석열 당선인 및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의 책임 있는 장애인권리예산 반영을 촉구하며 ‘장애인도 지하철 타고 출근합시다’ 캠페인을 26일 차 진행했다. 지난 3월 29일 인수위 면담 이후 지하철 탑승 캠페인을 잠정 중단하고 4월 20일까지 23년 장애인권리예산 반영과 장애인권리·민생4대법안에 대한 책임 있는 답변을 촉구하며 3월 30일부터 삭발 투쟁을 시작했다. 이형숙 회장, 최용기 회장, 권달주 대표 등 중증장애인 활동가들이 매일 삭발 투쟁에 나서고 있다. 



▶ 4월 20일 장애인차별철폐 결의대회에 모인 참가자들 


전장연에서 활동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나로서는 지하철 타기 캠페인에 참여하는 일이 부담스러웠다. 평소보다 훨씬 이른 시간에 출근하는 것 자체로도 충분히 괴로웠지만, 원색적인 욕설을 서슴지 않는 시민들과 맞닥뜨리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활동 초기에는 스스로 이렇게 지하철을 타야만 하는 이유를 찾는 것이 무엇보다 우선되는 과제였다.


무엇보다 나를 다잡아준 것은 장애인 당사자 활동가들의 발언이었다. 그들은 단지 뭔가를 해결해달라고 요구하는 게 아니라 법에 명시된 권리조차 지켜지지 않는 현실의 부당함을 고발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그게 무슨 이야기인지 몰랐지만 여러 이야기를 접하며 조금씩 구체적으로 다가왔다.



▶ 지하철 타기 투쟁에서 이형숙 활동가가 삭발 전 발언하는 모습


지난해 12월 31일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이 개정되었다. 앞으로 시내버스 대·폐차 시 저상버스를 도입하도록 의무화되었다. 하지만 그마저도 시외․광역용 버스, 좌석형․광역급행형 버스는 제외되었다. 특별교통수단의 국비 지원은 ‘해야 한다’라는 의무조항에서 ’할 수 있다‘는 임의조항으로 변경되어 통과되었다. 사실상 기획재정부에서 예산을 반영하지 않으면 법의 실효성이 없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2004년까지, 박원순 전 서울시장은 2022년까지 지하철 엘리베이터 100% 설치를 약속했지만 그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서울시 내 운행노선 중 19.7%는 저상버스가 없다.(2020년, 교통약자 이동편의 실태조사, 국토교통부) 장애인은 여전히 불안을 감수하고 리프트를 이용해 지하철을 타야 하고 눈앞에서 계단 버스 몇 대를 보내고 나서야 저상버스에 오를 수 있다.


이동해야 교육을 받을 수 있고 교육을 받아야 노동할 수 있고 그래야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아갈 수 있다. 허나 만 18세 이상 장애인 중 54.4%가 중졸 이하 학력에 그친다.(2017년, 장애인 실태조사, 보건복지부) 


전장연에서 활동하면서 전에는 보이지 않던 세상이 보이기 시작했다. 실은 우리 사회는 장애인과 살아갈 준비가 전혀 되어있지 않다. 출퇴근길 지하철은 ‘지옥’철이라 불릴 정도로 악명이 높다. 사람들은 한시라도 빨리 지하철을 타기 위해 사력을 다해 밀고 타고 본다. 현실이 이럴진대 장애인이 출근할 때 선뜻 자리를 양보할 사람이 얼마나 될까. 우리는 일상에서 장애인에게 단 1평도 내어주지 못한다. 장애인의 자리는 어디란 말인가. 나는 시민으로서 이 사회가 부끄럽다. 


4월 20일은 국가에서 지정한 법정기념일, ‘장애인의 날’이다. 그러나 20년 전부터 장애인들은 시혜와 동정으로 얼룩진 그 날을 거부하고 ‘장애인차별철폐의 날’로 명명했다. ‘장애극복상’ 시상. 장애인 복지유공자 포상, 성금 모금, 축하공연을 거부하는 대신 장애인의 진짜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거리에서 투쟁해왔다. 전장연은 매년 4월 20일을 준비하며 노동․인권․사회․학생단체 등 진보 운동 단체와 개인이 광범위하게 참여하는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420공투단)을 꾸린다. 장애해방열사 최옥란의 기일인 3월 26일을 기점으로 전국장애인대회를 열고 5월 1일 노동절까지 1달여간에 걸친 집중투쟁을 벌인다.




420장애인차별철폐투쟁 20주년을 맞았다. 올해는 특히 윤석열 당선인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책임 있는 장애인권리예산 반영과 장애인권리 민생 4대 법안(장애인권리보장법, 장애인탈시설지원법, 장애인평생교육법, 장애인특수교육법) 제정을 위해 집중적으로 투쟁한다.


올해도 여전히 420공투단 단체와 개인인권위원을 모집하고 있다. 많은 단체와 개인이 올해 장애해방투쟁에 함께하길 바라본다. 또한 여의도 국회 앞 농성장에서는 매일 일상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우리가 투쟁했을 때, 스물(월) △미디어로 만나는 잘애인차별철폐 농성의 기록(화) △보이는 라디오, 여의도로 와라!(수) △장애인교육권 Disability Pride(목) △투쟁가왕의 탄생(금) 등이다. 4월 20일 장애인차별철폐의 날에는 여의도와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있는 경복궁역 일대에서 결의대회 및 행진 등을 1박 2일로 진행한다. 





‘살만해진, 좋은 세상’이 도래한 지금에도 일상이 투쟁인 이들이 있다. 앉은 자리를 옮기면, 시선을 돌리면 그 존재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세상에 목소리 없는 자란 없다. 듣지 않는 자와 듣지 않으려는 자가 있을 뿐이다.’ 2018년, 「묵묵」, 고병권

 이 사회를 구성하는 시민으로서, 대한민국의 주권자인 국민으로서 어떻게 그 존재들과 연결될 것인지는 우리의 몫이다. 다가올 4월 20일, 420공투단이라는 이름으로 우리가 함께 공명하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2022년 420장애인차별철폐투쟁에 함께하는 방법]


하나,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 및 420장애인권위원 참여

장애인 차별을 철폐하기 위해 활동하는 시민사회단체와 개인(장애인권위원)들의 연대체

420공동투쟁단(단체) https://bit.ly/2022년420

420장애인권위원(개인) https://bit.ly/2022년_인권위원



둘, 420 20주년 맞이 농성장 프로그램

https://bit.ly/여의도일상



셋, 4/20~4/21 420장애인차별철폐투쟁의 날 1박 2일 투쟁 

420공투단 20주년 [투쟁은 끝나지 않았다] 장애인차별철폐의날_전국집중투쟁결의대회

- 일시: 4월20일-21일

- 장소: 서울시 일대

- 참가링크: https://bit.ly/21회420장애인차별철폐투쟁결의대회




[세부 일정 보기]

□ 4월20일(수)

1) 420 장애인차별철폐의날 맞이 '장애인권리민생 4법 제개정' 투쟁결의대회 

- 오후2시, 여의도 농성장(이룸센터 앞)

2) 420 장애인차별철폐의날 맞이 '장애인권리민생 4법 제개정' 촉구를 위한 행진

- 오후4시-6시, 여의도 일대(더불어민주당사 방면)

3) 420 공동투쟁단_심야영화문화제

- 오후9시-11시, 경복궁역


□ 4월21일(목)

4) 2022년 420장애인차별철폐 투쟁결의대회 1박2일 마무리 보고대회

- 오전10시, 인수위 인근(고궁박물관 남측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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